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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가 있는 마을] 진천(鎭川) / 박완호
진천(鎭川) / 박완호커피숍 아르바이트 첫날 흰 와이셔츠가 없어서 친구 아버지 걸 얻어 입는 일. 스물한 살, 처음 입어본 와이셔츠는 교회 장로였던 친구 아버지의 마음씨처럼 하얗게도 늙었었지. 가난은 또, 전역한 다음 날 애인 만나러 가는 길 입을 게 없어서 할아버지 걸 빌려 입는 일. 서너 겹으로 접힌 허리춤을 가리려 여든 살 노인네의 흰 남방을 겉으로 내놓는 것. 웃는 애인의 눈에서 찔끔, 물기가 새어나게 하는 나도 덩달아 질끈, 눈을 감아버리고 마는. 출처: 시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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