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등록 비번분실
Community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5-09 (수) 09:41
ㆍ추천: 0  ㆍ조회: 359      
IP: 59.xxx.223
[時가있는마을] 돌을 웃기다 / 성영희
돌을 웃기다 / 성영희

 웃음 한번 웃는데 천년이 걸리는 얼굴을 보았어요  

 오래전 사람들은 저 웃음을 화난 얼굴로 기억 하겠지요 이끼를 아시나요 투박한 표정 하나 웃게 하려고 정 붙일 데 없는 돌을 기어오르는 녹음의 손가락들, 눈비바람볕 온갖 꽃들이 살랑거린다 한들 손가락 간지럼만 할까요 석상 발끝에서 생겨 몇백 년씩 기어오르는 이끼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돌이 웃을 생각을 다 했겠어요 그저 스쳐 지나는 것들에게 공을 돌리기엔 돌의 미소가 참 묵직하지 않나요

 이쯤이면 저도 표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오래 지키면 부릅뜬 마음도 가물가물 사라지고 말까 봐 돌부처도 살살 발가락을 움직였을 거예요    

 내 얼굴에는 얼마의 시간이 살고 있는 것일까요 어느 간지럼을 출발해서 지금 막 도착해 있는 웃음 하나, 생각해보면 오래전에 잃어버린 나의 다른 이름은 아닐는지 돌아갈 궤도를 생각하면 표정 하나도 함부로 고쳐 짓지 말아야 해요

 양지바른 무덤 옆에 햇살 찡그리듯 웃고 있는 석상이 있어요 몸이 무덤인지 무덤이 몸인지 한자리에서 천 년, 자심(慈心)이 흘러 눈꼬리가 흐릿해요


출처: 시마을
  0
3500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관리자 2014/09/15 634
1086 봄비가 내리네요 최유진 2021/04/20 126
1085 날씨가 많이 춥네요 최유진 2021/03/08 126
1084 기타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조언 이영훈 2021/02/03 116
1083 연인들에게 도움 되는 글 이영훈 2020/11/06 208
1082 기타 때로는 다정한 친구로 행복한 연인으로 이영훈 2020/09/09 208
1081 [時가있는마을] 업어준다는 것 / 박서영 관리자 2018/06/20 478
1080 [時가있는마을] 앵두나무 소네트 / 신정민 관리자 2018/06/18 485
1079 [時가있는마을] 바닷가 사진관 / 서동인 관리자 2018/06/13 485
1078 [時가있는마을] 유리창의 처세술 / 장승규 관리자 2018/06/11 558
1077 [時가있는마을] 가로수 / 박찬세 관리자 2018/06/05 428
1076 [時가있는마을] 안개, 그 사랑법 / 홍일표 관리자 2018/06/04 395
1075 [時가있는마을] 유선형의 꿈 / 곽문연 관리자 2018/05/30 333
1074 [時가있는마을] 동백 꽃잠 / 장상관 관리자 2018/05/28 344
1073 [時가있는마을] 합주 / 정끝별 관리자 2018/05/23 354
1072 [時가있는마을] 탱고를 추다 / 이경교 관리자 2018/05/21 355
1071 [時가있는마을] 적멸에 앉다 / 장인수 관리자 2018/05/16 342
1070 [時가있는마을] 봄비 / 정호승 관리자 2018/05/14 510
1069 [時가있는마을] 돌을 웃기다 / 성영희 관리자 2018/05/09 359
1068 [時가있는마을] 자두나무 정류장 / 박성우 관리자 2018/05/08 359
12345678910,,,55